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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육아

어린이 학습만화는 과연 나쁜 것일까?

by 하니맘 2021.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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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학습만화는

과연 나쁜 것일까? 

어린시절 엄청 좋아했던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를 기억한다.

우리집에는 없었고 친한 언니네 집에 있어서

매일 놀러가서 종일 읽었던 기억이다.

 

나 어린 시절에는 학습만화뿐아니라

보물섬, 나나, 아이큐점프, 챔프와 같은

월간 만화잡지들이 매우 많았다.

 

요새는 잡지, 신문, 책, 만화 등이 모두

전자책, 웹툰, 앱 등으로

플랫폼을 옮겨가 조금 섭섭하다. 

내가 소비를 하지도 않으면서

이것들이 서운한 것은 참 미안한 일이다.

시대의 흐름에 순응해야하는데 늙어 간다.

 

아이가 4살 말 무렵, 카봇을 한참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계속 영상을 보기를 원했다.

한글을 읽는 것을 살살 시작하길래 

어느 순간 카봇 만화책을 사줘야겠다 싶었다.

 

이런 TV시리즈 만화는 애니메이션 북 형태로

나오는데 만화 장면을 그대로 캡쳐해서

말풍선 형태로 대사를 읽게한다. 

공룡메카드 만화책

상황에대한 설명이나 장면의 묘사가 거의 없고

등장인물의 대사로 사건이 진행된다.

 

카봇으로 시작된 만화책읽기는

살아남기 시리즈, 과학상식으로 이어졌고

마법천자문, 내일은 발명왕도 읽고 있다.

 

약 2년동안 집에 들인 학습만화가 어마어마한데

부끄럽기도하고 새삼 아이가 대단하다싶다.

어린이 학습만화

 

이제 막 7살이 된 아이는 못읽는 글자가 없고

책읽는 속도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다.

맞춤법도 초등학생 저학년 시절의 나보다

더 잘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7살 아이의 한글쓰기

 

아참, 애니메이션북의 경우 엄밀히 말하자면

학습만화는 아니다.

내가 학습만화의 시작을 저리했다는거지.

 

 

내가 느낀 학습만화의 장점은 이렇다.

 

1.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충족시켜준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그걸 엄마아빠에게 알려주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하루 종일 조잘거린다.

 

2. 아이가 알고 있는 다른 지식들과 맞물려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기도 한다. 

 

일개미는 먹이를 모으고 땅속에 집을 짓는다. 

개미집은 아주 크고 방이 많다.

제일 큰 개미는 여왕개미고 

수컷 왕개미는 2마리다. 

 

이 내용이 학습만화로 가면 이렇게 바뀐다.

 

주인공과 아이들이 곤충보다 작아진다.

갑자기 풀들이 나무만큼 커지고 

배가고파 먹을것을 지고가는 일개미들을

따라 개미집에 들어가니

방마다 알, 먹이, 애벌레 등이 쌓여있다.

여왕개미가 있는 방에 들어가니

양옆에 수컷 왕개미 두마리가 지키고있다.

아이들을 발견한 병정개미들이 나타나 

아이들을 공격한다.

 

과연, 어떤게 더 재미있을까?

아이는 분명 자연관찰책도 본다.

그것이 이야기와 만나는 순간

아이의 창의력도 폭발하지 않을까.

 

 

단점도 있다.

 

1. 일반 창작책을 재미있어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해결책은 있다.

내가 읽어주면 된다.

아이는 밤에 자기 싫어한다.

잠자리 책읽기로 읽어준다하면 

엄마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읽는 책은 꿀맛이다.

 

2. 줄글 읽는 것을 힘들어한다?

라고들 하더라. 

하지만 나는 반대한다.

아이가 만화책을 잡으면 정말 오래 읽는다.

줄글이든 대화체든 '읽기'라는 행위에 집중한다.

 

만화책만 읽어서 책을 안읽는 건 핑계다.

만화를 많이 읽는다고 모두 성적이 나쁜건 아니다.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 였는데 

쓰다보니 학습만화를 잔뜩사준 엄마의

방어글이 되었다.

 

아이가 등원을 하지 않았던 1년 동안

365일 24시간을 붙어 있으면서

내가 잠시나마 숨구멍을 찾기 위해

아이에게 만화책을 쥐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후회는 없다.

실보단 득이 더 많다.

 

TV가 바보상자라더니

그럼 우린 모두 바보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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